아이와 나, 다시 시작하는 오늘 202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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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나, 다시 시작하는 오늘

홀로 된 줄 알았던 순간, 함께 걷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혼자일 수밖에 없다고 믿었던 삶




강해원(가명)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채, 

어머니 밑에서 한부모 가정으로 자랐습니다. 

 

그러나 가정폭력으로 인해 

십대 시절 아동 보호 시설에서 생활해야 했고, 

그 이후로 스스로 삶을 책임지는 법을 익혀야 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던 해원 씨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몇 해 전, 

어머니께서 중증 자가면역질환 판정을 받고 

투병에 들어가면서 

그녀의 삶은 다시 큰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해원 씨는 학업과 간병을 병행하다 

결국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그녀의 미래에 대한 계획은 멈춰버렸습니다. 

 

간병 중에 만났던 전 남자친구와의 관계로 

미혼임신까지 하게 되었을 때, 

녀는 절망의 끝자락에 서 있었습니다.

 

 

 

지켜낸 생명, 지켜야 할 하루하루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지속적으로 낙태를 권유했지만, 

해원 씨는 끝까지 아이를 지켰습니다

그러나 출산 직전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일까지 겪으며, 

그녀는 보호자 하나 없이 

아이를 세상에 맞이해야 했습니다. 

 

출산 후 함께 책임질 것 같던 남자친구는 

아이를 낳자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법적으로 미혼모가 아닌 해원 씨는

지원을 받을 수도 없었습니다.

 

아이를 홀로 돌보며 

산후풍, 수면 부족, 건강 악화

그리고 감정 기복으로 고통받던 그녀는, 

문득 자신이 ‘아무도 없는 사람’이라는 

깊은 절망에 빠져들곤 했습니다.

 

 

 

무너진 삶에 다시 스며든 ‘관계’


그러나 한 줄기 빛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습니다.

해원 씨는 화평교회를 만나게 되었고,

그곳에서 이랜드재단의 '돕돕 프로젝트'를 통해

멘토링과 생계비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돕돕프로젝트''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뜻으로 

가정밖청소년, 다문화청소년, 자립준비청년 등 

사각지대에 놓인 다음세대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전문단체를 돕는 

협력파트너사업입니다.

 

 

해원 씨는 6개월생계비 10만원을 지원받아

가장 필요할 때에 육아용품과 생활비

보탤 수 있었습니다.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게 된 멘토는, 

단지 조언을 해주는 관계가 아니라 

진심 어린 돌봄의 손길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해원 씨가 지친 몸을 끌고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아이를 돌봐주었고, 

멘토는 매주 그녀의 집을 찾아가 

긴 시간 이야기 나누며 마음을 들어주었습니다. 

 

아이가 처음 기어 다니고, 

걸음마를 시작하며 성장하는 모든 순간을 

함께 지켜봐 주는 공동체의 존재는 

해원 씨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믿음을 심어주었습니다.

 

 

 

생필품 지원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이 되어주었고, 

멘토링을 통해 충동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도움을 요청하는 법도 배워가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흔들리는 날들, 하지만 멈추지 않을 이유


정신적으로 조금씩 회복되던 시기, 

남자친구의 부모님이 불쑥 찾아와 

그녀에게 또 한 번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육체적 폭력과 인격 모독, 협박까지 이어졌고, 

경찰 조사를 시작으로 법적 공방까지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시간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과 달랐습니다. 

위기를 감지한 멘토와 공동체는 

지속적으로 해원 씨를 찾아갔고, 

그녀가 위험한 충동에 휩쓸리지 않도록 

곁을 지켰습니다. 

 

 

 

상담과 지원을 통해 법적으로 미혼모로 인정받으며, 

한부모 가정으로서의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꺼내든 꿈, 그리고 이어지는 걸음


아기의 건강 문제까지 겹치며 

또 다른 걱정이 생겼지만, 

이제 해원 씨는 그 모든 순간을 

“함께 겪어내는 사람들”과 나누고 있습니다.

 

멘토와 공동체는 아기의 발달 상황을 함께 살피며 

정기적인 점검과 지원을 이어가고 있고, 

덕분에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언젠가 다시 일본어, 중국어 공부를 재개해 

무역 관련 일을 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강해원 씨는 말합니다.

“이전엔 늘,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게 약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깨달았어요.

함께 가는 것이 더 강한 길이라는 걸요.”

 

이제 그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아이와 함께 다시 시작하는 이 길 위에서, 

느리지만 분명히 나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