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4100원… 설날 쪽방촌서 오간 ‘하나님 은혜’ 2025.02.17
노숙인이 준 꼬깃한 세뱃돈, 또 기부한 꼬마 봉사자 [아살세] 2(2).jpg

2만4100원… 설날 쪽방촌서 오간 ‘하나님 은혜’

 

 

 

무료급식소 노숙인, 쪽방촌 주민들

급식 봉사 온 8살 아이에게 세뱃돈
‘더 많은 아침 식사’ 위해 다시 기부
할머니 생신 기념 온 가족 봉사
지난 설 연휴 서울역 무료 급식소인 ‘아침애만나’에 봉사하러 간 박세연양이
 동행한 친할머니(왼쪽), 할머니 친구와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가족 제공

 


지난 설날 서울역 인근의 한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한 8살 소녀가 현장 노숙인으로부터 세뱃돈을 받았고
이를 다시 기부하며 ‘나눔의 기쁨’을 주고받았다.

 

지난 설날 서울역 인근의 한 무료 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한 8살 소녀가 현장 노숙인으로부터 세뱃돈을 받았고
 이를 다시 기부하며 ‘나눔의 기쁨’을 주고받았다.


10일 이랜드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서울역 무료급식소
 ‘아침애만나’(센터장 구재영 목사)에 따르면 자원봉사자인
 박정규(41)씨의 딸 세연양은 지난달 30일 아침 봉사하며,
 식사하는 어르신들로부터 받은 2만4100원을 봉사를
마치고 기부함에 넣고 갔다. ‘더 많은 할아버지가 아침을
 드실 수 있다’는 부모의 설명에 세연양이 선뜻 마음을 나눈
 것이다. 박씨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머니 
생신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 온 가족이 봉사하러 갔다가 
더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웃었다. 급식소 이용자는
인근 쪽방촌는 주민과 노숙인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박씨 부부와 세연양, 박씨의 어머니와 어머니 친구 등
5명은 설 연휴 마지막 날 오전 7시부터 봉사에 참여했다.
 세연양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마실 물을 날랐다.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하는 아이 모습이 기특했는지,
 어르신들은 아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손주 보듯 했다고 한다.

이윽고 한 어르신이 아이에게 1만원을 건넸다.
박씨 부부는 한사코 사양했지만 어르신은 “예뻐서 그런다”
 “꼭 주고 싶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에도 식사를 마친
몇몇 어르신이 지폐와 동전을 아이 손에 쥐여주고 얼른
자리를 떴다. 세연양은 이렇게 한 푼 두 푼 모인
2만4100원을 전부 기부했다. 세연양은 “새벽 5시에
일어나 피곤했지만 또 봉사하러 오고 싶다”고 했다.

기독교인인 박씨는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함 없이 살아
왔는데 그런 것을 저만 누리라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가진 것을 나누며 살기 위해
 늘 고민한다”고 했다. 설날 급식소 봉사 인원이
 적다는 이야기에 온 가족이 힘을 보탠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아침애만나 센터장이자 서울역 쪽방촌 내 한소망교회를
 개척한 구재영 목사는 “이랜드라는 믿음의 기업과
5곳의 형제교회, 수많은 후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손길
덕분에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들이 따뜻한 한 끼를
 드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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