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로 내려앉은 천장, 젖어버린 전공서적…꿈마저 젖을 뻔했다”
‘돕돕 프로젝트’가 지켜낸 의료선교사의 꿈…병원 공채 최종 합격까지
장마철 내린 비로 전공서적이 모두 물에 젖고, 천장이 내려 앉았다. /이랜드복지재단
김지영(22‧가명)씨는 12살에 아버지를 잃었다. 어머니는 홀로 세 자매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아무래도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김씨는 ‘아픈 사람을 돕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아 겨우 간호학과에 진학했지만, 생활고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끼니를 거르거나 컵라면으로 해결할 때가 많았다. 김씨는 “체력이 바닥나서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였다”고 했다.
특히 실습 기간은 더욱 힘들었다. 그는 “실습 병원까지 거리가 멀어서 임시 숙소를 구해야 했는데, 그 비용이 너무 부담됐다”며 “새벽에 일어나 통학하다 보니 실습 시간에 졸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장마철이 되자 낡은 집에는 빗물이 흘러내렸다. 수리할 여력이 없었다. 결국 전공 서적과 수험서마저 모두 젖어버렸다.
이때 이랜드 재단의 ‘돕돕 프로젝트’가 김씨에게 희망의 빛을 비추었다. ‘돕돕’은 ‘돕는 자를 돕는다’는 뜻으로, 위기 속 청소년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는 긴급 안전망이다. 주거비, 생계비, 치료비, 교육비 등 다양한 영역을 지원하며 멘토-멘티 매칭을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것을 돕는다.
김씨는 “처음에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멘토 선생님께서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씀해 주셨다” 고 했다. 재단은 실습비와 생활비 120만원을 긴급 지원했다. 김씨는 이 돈으로 전공서적과 수험서를 새로 구입할 수 있었다.
김씨는 서울의 한 대형병원 간호사 공채에 최종 합격했다. /이랜드복지재단
김씨는 “단순한 경제적 도움을 넘어서 제 삶을 다시 찾는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밤낮으로 공부한 그는 한 대형 병원의 공채 간호사 최종 합격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김씨는 “이제는 끼니를 제대로 챙기고, 운동도 하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다”며 “예전처럼 컵라면과 삼각김밥으로 때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이어 “영혼과 육을 치유하는 국제 간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과거의 어려움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 받은 도움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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